
16 7월 Quod Erat Demonstrandum!
인간은 상상을 통해 공간을 끊임없이 넓혀왔습니다. 물리적으로 보이는 공간을 넘어 상상속에 다양한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고, 정보기술과 인터넷으로 또 다른 상상의 공간들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실제 존재하는 만질 수 있고 자신의 몸과 소통하는 물리적 공간의 가치는 여전히 높습니다.
자신만의 방에서 집, 사람과 함께 하는 마을과 거리, 수 많은 건물들과 시스템으로 구성되는 도시와 국가들은 공간이 가지는 다양한 삶속에서의 역동성과 함께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공간은 기능을 가지고 있고, 특히 인류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이전되는 학교라는 공간을 특별한 곳입니다. 공연장의 열정, 성당의 엄숙함, 식당의 따뜻함, 공항의 설레임, 경기장의 치열함은 개개인의 삶과 함께 기록되어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
브레이너리메이커스는 새로운 공간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교육이라는 분야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하며, 새로운 경험과 역량을 갖추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누군가가 그렇다고 정의한 개념을 받기보다는 스스로 직접 경험하여 미숙한 개념이라도 스스로 만들어 가려고 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수천명의 선생님들에게 이야기하고, 수천명의 아이들과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저희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교육분야에서 비슷한 노력을 해 왔다고 믿습니다.
젊었을 때 교육은 정보기술로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 믿었던 미숙함을 지나 지금은 교육은 결코 혁명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교육은 과거의 지식과 경험이 미래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길은 결코 급격하게 굽어서는 안됩니다. 그 길을 다양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굽은 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길 밖으로 벗어나버리겠죠. 미래가 달라진다면 교육은 조금씩 방향을 틀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은 방향을 맞추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브레이너리메이커스의 방향과 프로젝트만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사람들이 다양하듯이 교육이 단조로와지지 않도록 다양성의 하나를 더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께도 모두 메이커교육을 하셔야 하고 반드시 하셔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 학기에 한번이라도 아이들이 융합적으로 사고하고 생각을 구현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게 해 주셨으면 한다고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메이커교육이든 스팀교육이든, 발명교육이든, 무엇이든 그 용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2019년 브레이너리메이커스는 공간을 통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오늘 브레이너리메이커스는 동대문구에 있는 수림아트센터의 2층으로 들어왔습니다. 공간은 그 자리에 있는 역사적 의미와 주변과의 관계를 통해 생명을 가집니다. 수림아트센터의 주변에는 홍릉수목원, 세종대왕기념관, KIST, KAIST, 고려대, 경희대 등 다양한 공간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는 연구기관들과, 역사적으로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메이커였던 세종대왕의 기념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옥상에서 보이는 낮은 창고식 건물들은 피난의 안식처로 전쟁이라는 한국 근대사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는 마치 교외의 한적한 공원같은 경관을 볼 수 있는 나무로 바닥이 되어 있는 옥상, 150명이상이 연주회, 공연,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계단식 강당, 300평 가까운 전시공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공간은 만저 인테리어를 하고, 용도와 기능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생각에 공간을 정의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지역사회와 세상과 이야기해나가며 만들어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할지,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떤 행복함과 미래를 선물할지 기대됩니다. 누구라도 공간에 관심이 있고, 새로운 교육을 꿈꾸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함께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수 년동안 우리는 우리가 꿈꾸고 아이들에 주고자 하였던 것들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에게 저희의 활동과 프로젝트의 가치에 대해 이해시켜야만 했습니다. 공간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Quod Erat Demonstrandum!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이 공간에서 보여드리고 많은 사람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Q.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