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7월 교육과 기술의 관계 – 알트스쿨의 실패
11월 말에 미국 알트스쿨에 대한 기사가 났습니다. 더 이상 스쿨링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우선하겠다고 합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알트스쿨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고, 실제 학생들의 학습능력에도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막대한 펀딩으로 충분한 자금력도 있었고, 많은 기대와 교육의 혁신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었는데 말이죠.
다양한 분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기술로 교육을 혁신하려고 한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알트스쿨에서는 모든 아이들의 학업성취와 학습이력은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평가와 문제가 연계되어 있고, 심지어는 모든 교실이 녹화되어 아이들의 행동과 활동을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기술이 아이들의 기초 학습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에디슨도 활동사진이 나왔을 때 교육이 이로 인해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 했고, 미국 최초의 라디오 방송학교 설립자도 라디오방송으로 최고의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 했습니다. 케네디대통령도 TV로 인해 교육이 혁신될 것이라 하며, 의회에 예산을 요청하였었습니다. 이러닝도 다양한 이름으로 용어를 바뀌며 교육의 혁신의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교육은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현재를 통해 다음세대인 미래로 이전하는 과정입니다. 모든 과거의 지식과 경험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전달되지 않죠. 전달과정에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교사가 있고, 교사는 다양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교육을 하게 됩니다. 도구는 그 사이에서 교사에게는 선택의 편의성, 아이들에게는 풍부한 학습환경을 제공하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고, 환경과 기술이 있어서 그것을 교육현장에 직접 적용하는 교사의 노력과 관심이 없으면 안됩니다. 많은 교육보고서에서도 학교교육에서의 핵심은 교사라고 합니다. 교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닙니다. 다음 세대를 키우는, 어쩌면 인류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어야 하며, 옳고 바름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존경받아야 합니다. 그런 교육시스템이 기본입니다.
우리나라도 교육 4.0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기술을 교육현장에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학교교육이라면 교사의 권위가 살아 있고, 학생과의 상호존중이 있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달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을 많이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육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있을 정도로 무너진 교실도 보았고, 호기심과 자존감 높은 멋진 아이들도 만났습니다.
미래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아니라 인간의 판단이 더욱 중요해 지는 시대입니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은 가치, 정의, 윤리가 제대로 갖추어져야 합니다. 사회에 대한 이해, 사회구성원으로의 역할과 책임, 기술에 대한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특이점을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될 때, 여전이 사람이 살만한 사회로 남아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알트스쿨의 실패는 교육의 혁신, 마이크로스쿨, 문제해결중심의 교육의 실패가 아니라 기술이 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신기루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기술과 미래는 인간다움을 향합니다. 그렇기에 학교와 교육현장에서도 사람이 핵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